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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1호 자율형사립고, 알고 보니 MB 사돈학교
동양고 이사장은 효성 조석래 회장... 신청부터 퇴출까지 특혜 시비
11.12.09 16:51 ㅣ최종 업데이트 11.12.09 17:55 김행수 (hs1578)

MB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자율형사립고 100개 추진이 사실상 무산되었다. 올해 추가로 지정 신청을 한 학교가 하나도 없어 100개는커녕 현재의 50개도 유지하지 못하고 퇴출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2년 신입생 모집 전형에서 서울의 동양고는 단 한 명도 지원자가 없어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반납하고 일반고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정 취소 단계를 밟아 곧바로 신입생을 모집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렇게 하여 동양고는 자율형사립고 제도가 도입된 이후 발생한 "퇴출1호 학교"가 되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학교는 MB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이 운영하는 학교로 밝혀졌다.

 

MB 사돈학교, 자율형사립고 지정부터 논란

 

  
▲ 동양학원(동양고 운영) 임원 현황 안민석 의원실이 공개한 교과부 자료에 의하면 자율형사립고 퇴출 1호 동양고는 MB의 사돈 기업인 효성 회장이 이사장으로 운영하는 학교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이사와 감사 2명도 효성 부회장이다.
ⓒ 김행수(원자료 교과부)
동양고

동양고, 동양중, 동양미래대학(구 동양전문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양학원 이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재계 거물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이다. 조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으로, 그의 조카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이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의 사립대학 임원 현황에 따르면, 동양학원에는 조석래 회장이 이사장인 것을 비롯하여, 효성 부회장인 이상운씨가 이사이고, 부사장 정윤택씨가 감사로 등재되어 있다.

 

애초 동양고가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하고 또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되는 과정에서부터 교육계 인사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동양고는 불과 몇 년 전까지 공업고등학교였는데 인문계 학교로 전환한 지 1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자율형사립고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학교가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신청하더라도 인문계학교로서 검증된 자료가 없는데 심사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었지만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됐다. 당시 '학교가 대통령을 믿고 지정 신청을 했고, 당국은 대통령 사돈학교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이후에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과연 이 학교를 선택하겠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동양고가 공업고(구 동양공고)였던 것을 지역사회 뿐 아니라 교육계가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 결과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학생과 학부모가 동양고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전환 첫해 동양고는 신입생 정원 280명 중 추가 모집을 거쳐 겨우 100명밖에 모집하지 못했고, 올해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교과부가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싶어도 학생이 없어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퇴출 과정도 사돈학교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

 

퇴출 과정에서도 사돈학교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용문고에서 대량 미달 사태를 이유로 자율형사립고 지정 신청을 반납하려 했으나 교육 당국이 법적 미비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용문고는 부실기업에나 적용되는 '워크아웃(학교 정상화 제도)'을 신청한 최초의 학교가 되어 교과부로부터 7억을 지원받아 연명했다. 올해도 추가 모집까지 거쳤는데 300명 이상 미달돼 2차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의 60%를 못 채워 퇴출 2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용문고는 후기 일반고로도 학생을 모집할 수 없기 때문에 학년별로 300명씩 미달한 채 100여 명의 학생들로 학교를 운영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동양고가 곧바로 일반고로 전환하여 후기 학생들을 배당받을 수 있게 해 준 것과는 상반된다. 이러니 "사돈 '빽' 없는 학교 서러워 살겠나?"라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교과부는 자율형사립고가 학업성취도 향상도가 가장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망해 버린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MB의 대표적인 초중등 교육정책으로 학교다양화 300프로젝트의 핵심이던 자율형사립고가 애물단지가 될 상황에 처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퇴출1호 자율형사립고는 MB 사돈학교'라는 이 우스꽝스러운 아이러니가 아닐까?


이러다 '나는 꼼수다'도 한방에 훅 갑니다
방통심의위 SNS·애플리케이션 규제가 불법인 이유
11.12.09 09:22 ㅣ최종 업데이트 11.12.09 10:22 최병성 (cbs5012)
  
▲ 여의도공원에 모인 나꼼수와 시민들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나꼼수와 트위터 등 국민의 입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SNS와 애플리케이션 심의입니다. 가카의 대단한 꼼수이지요. 그러나 가카의 위대한 꼼수는 위헌이요, 불법이랍니다. 그 이유를 한번 주~욱 살펴보실까요?
ⓒ 유성호
나꼼수

드디어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입까지 틀어막겠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는 전담팀을 신설하고 7일부터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글에 대해 자진삭제를 권고하고, 더 나아가 해당 계정(아이디)에 국내 이용자들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왜 트위터와 페이스북까지 일일이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것일까요?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그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MBC노조조차 MBC 뉴스가 박원순 후보에게 불리한 편파방송을 했다고 지적했을 만큼, 몇몇 방송사와 보수언론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거대 미디어와 SNS와의 전쟁에서 승자는 SNS였습니다. 

 

  
▲ 하늘과 땅 차이!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와의 트위터 차이를 보여주는 한겨레신문 보도
ⓒ 한겨레신문 지면 촬영
트위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언론시장 황폐화가 우려되는데도 정권 연장을 위해 종편을 강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종편의 시청률은 현재 1%대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방송3사와 조중동의 지원을 받고, 심지어 종편까지 가세해도 지금의 상황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왜곡을 일삼는 언론이 아무리 많아도 실시간으로 진실을 전달하는 SNS가 있는 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실정은 감출 수 없습니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코앞에 둔 다급한 이 시점에 이명박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20~40대의 입과 귀가 되고 있는 SNS를 규제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결국 방통심의위를 통해 트위터와 애플리케이션 규제라는 무리수를 꺼낸 것이지요.

 

  
정권 연장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하는 절박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입니다. 그게 바로 방통심의위의 검열이라는 꼼수로 탄생한 것이지요.
ⓒ 한겨레신문 지면 촬영
한나라당

 

뻔한 꼼수로 국민을 속이겠다고요?

 

방통심의위는 "SNS를 통해 불법적이고 유해한 정보와 음란·선정적인 것들이 많아졌기에 이를 심의하기 위한 것일 뿐, 정치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고 해명하였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언론인권센터에 따르면 방송과 통신의 불법·음란물을 심의하겠다고 출범한 방통심의위가 지난 3년 동안 차단한 음란물 건수는 겨우 11건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회질서위반이란 명목으로 차단한 건수는 무려 1만6698건에 이릅니다.

 

  
최근 3년간 방통심의위가 규제·삭제 조치한 언론 및 인터넷 게시물.
ⓒ 최병성
방통심의위

'2MB' 등 인터넷 게시물 자제권고, 조중동 광고주 목록 58건 삭제, 김문수 경기지사 발언 규탄 게시글 삭제, KBS <추적60분> 천안함편 경고 등은 그동안 방통심의위가 이명박 정부에 불리한 보도와 인터넷 게시물을 검열하는 기관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마찬가지로, 방통심의위가 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는 전담팀을 신설한 것은 불법정보를 핑계로 이명박 정부에 불리한 트위터와 <나는꼼수다>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에 불과합니다.  

 

  
트위터와 나꼼수를 규제하기 위해 SNS심의팀을 신설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바로 여기에 SNS심의팀을 신설 추가하는 것입니다. 트위터와 나꼼수가 무섭기 때문이지요.
ⓒ 최병성
나꼼수

나꼼수도 한방에 훅 갈 수 있습니다

 

방통심의위는 불법정보에 관한 심의만 할뿐, 정치적 심의는 하지 않는다고 해명하였습니다. 그 말을 100% 믿을 수 있을까요? '명예훼손'으로 신고만 들어오면 방통심의위는 해당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방통심의위에게 '명예훼손'이란 대한민국의 모든 글과 기사를 삭제할 수 있는 '만능 검'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은 이야기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과거 소통의 장이었던 미디어 <다음> '아고라'의 역할은 트위터가, 세상의 진실을 알리던 <피디수첩>의 역할은 <나꼼수>가 대신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팔로어가 100만 명이 넘는 이외수 작가나 세상을 흔드는 <나꼼수>라 할지라도 방통심의위에 단 한 건의 명예훼손만 신고 되어도 해당 글뿐만 아니라, 아예 계정자체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방통심의위가 명예훼손 불법정보로 심의하기 시작하면 나꼼수와 트위터는 모조리 날아갑니다. 이게 바로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막가파식 무시해온 이명박 정부가 못할게 뭐 있을까요?
ⓒ 오마이뉴스
나꼼수

SNS를 통제하기 위한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한 방통심의위의 박순화 통신심의실장은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SNS는 물론 <나꼼수>도 명예훼손 신고가 있으면 "우리가 먼저 시정권고를 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방통심의위가 제재조치를 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방통심의위가 말하는 '불법정보'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트위터와 나꼼수의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4월, 방통심의위는 제가 쓴 쓰레기시멘트에 관련한 글이 시멘트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정보라며 4개의 기사를 영구 삭제하였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아파트를 짓는 시멘트는 온갖 쓰레기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멘트 안전 기준은 물론이요, 쓰레기 사용 기준조차 없었습니다.

 

  
▲ 이게 시멘트공장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시나요? 00시멘트공장 마당의 풍경입니다. 이런걸로 여러분이 살아가는 시멘트를 만들지요. 이러고도 시멘트가 안전하리라 믿는 것은 아니겠지요.
ⓒ 최병성
시멘트

  
▲ 온갖 쓰레기로 만드는 대한민국 시멘트 제조의 현실 시멘트공장의 홍보책자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것이 21세기 생태계 신모델이랍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쓰레기 사용 기준도 없었습니다. (두달 전 환경부가 보잘 것 없는 기준을 만들어 발표하였습니다.)
ⓒ 쌍용시멘트 홍보 자료
쓰레기시멘트

  
▲ 외국과 한국의 놀라운 차이(국립환경과학원 자료) 외국시멘트 공장은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많으나, 한국은 달랑 3개가 전부입니다. 시멘트에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최근 배출가스 기준을 몇가지 추가하였습니다)
ⓒ 국립환경과학원
시멘트

 

외국은 시멘트 제품의 안전성과 시멘트공장 주변지역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폐기물 사용기준뿐 아니라, 시멘트공장 굴뚝의 배출가스 기준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시멘트공장에서 통제 대상은 먼지와 황산화물과 질산화물, 이렇게 딱 3개에 불과하였습니다. 그 결과 국내 시멘트에는 인체에 해로운 발암물질과 온갖 중금속이 가득합니다. 쓰레기의 유해물질이 시멘트에 그대로 잔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쓰레기시멘트의 유해성을 계속 사회문제화 하자, 2008년 2월 13일 환경부 차관 주재하에 시멘트협회 회장과 쌍용시멘트 등 9개 사장이 함께하는 '시멘트 개선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환경부가 이날 간담회 자료로 배포한 '시멘트소성로 환경관리 개선 방안'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의 유해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 시멘트제품 6가크롬 용출검사 결과, 국산 시멘트가 일본보다 3배~50배, 05년 국정감사에선 국산 시멘트의 수은과 6가크롬이 지정폐기물 유해물질 함유기준보다 높게 검출, 또 다른 검사에선 발암물질 6가크롬이 국산 시멘트가 중국산에 비해 9배~170배 높게 검출되었다."

 

국민이 사는 집을 짓는 시멘트에 수은과 발암물질 6가크롬이 유독성 폐기물인 지정폐기물기준보다 더 높다니, 이 놀라운 사실이 믿겨지십니까? 지정폐기물보다 더 유독물질로 집을 짓고 산 꼴이니 국민이 건강할 리 없습니다.

 

  
▲ 이 놀라운 발암물질 가득했던 대한민국 시멘트 환경부 차관과 시멘트공장 사장님과의 간담회 자료입니다. 대한민국 시멘트의 유해성이 놀랍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쓰레기시멘트로 만든 아파트에 당신의 가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 환경부
쓰레기시멘트

 

국민의 건강보다 시멘트회사의 이익이 더 공익

 

제가 수년간 쓰레기시멘트의 유해성을 지적한 덕에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쓰레기시멘트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고, 2009년 1월엔 국회의원 184명 참석 중 182명의 찬성으로 환경부의 쓰레기시멘트 정책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런데 방통심의위는 제 기사가 불법정보라며 삭제하였습니다. 

 

  
▲ 국회의 쓰레기시멘트 감사 요구서 국회환경노동위원회가 작성한 환경부의 쓰레기시멘트 유해성 감사 요청서입니다. 쓰레기 사용 기준도 없는 까닭에 시멘트 유해성이 높고 그로인해 아토피 등의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시멘트

 

제 글을 삭제한 근거을 알기 위해 방통심의위의 회의록을 정보공개 신청해 읽어보았습니다. 당시 방통심의위 박명진 위원장(현재는 박만)은 "국민의 건강이라는 공익도 있지만, 시멘트기업이 수출도 많이 하는 중요한 사업"이기에 제 글이 시멘트 기업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합니다.

 

  
국민 건강보다 시멘트 기업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방통심의위 위원장. 이게 바로 국민의 입을 막겠다는 방통심의위의 현실입니다. 기업도 이러니 정권 보호는 얼마나 잘 할까요?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박명진

 

2011년 현재 대한민국의 누적 수출액은 5150억 달러입니다. 그렇다면 방통심의위가 수출을 많이 하기에 국민의 건강보다 더 중요하다고 감싼 시멘트기업의 수출액은 얼마나 될까요? 국내 시멘트 수출액은 매년 약 2억 달러 정도로 국내 총 수출액 5150억 달러 중 겨우 0.4%에 불과합니다. 수출을 많이 하면 국민들은 유해성 높은 쓰레기시멘트 집에 살아도 된다는 방통심의위원장의 궤변이 참 끔찍합니다. 

 

이명박 정권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공익은 언제든 팽개칠 수 있는 방통심의위라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기 시작하면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나꼼수>도 방통심의위의 명예훼손 앞에 추풍낙엽처럼 쉽게 날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방통심의위의 못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2010년 2월 11일 제 기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명예훼손이 아니라며 "불법정보를 전제로 기사를 삭제한 방통심의위가 위법하였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온 방통심의위의 잘못된 심의에 대한 국내 최초의 승소 판결이라는 의미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쓰레기시멘트 삭제한 방통심의위에 대한 법원 판결은 위법! 서울행정법원은 쓰레기시멘트 관련 기사를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정보라고 삭제한 방통심의위의 심의가 위법이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위법이란 법을 위반한 불법이라는 뜻이겠지요. 국민의 입을 심의하는 방통심의위 자체가 불법입니다.
ⓒ 최병성.서울행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방통심의위가 재판에서 패소하자, 시멘트회사 사장님들이 서울중앙지검에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습니다. 그 덕에 경찰서와 검찰에 불려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조사를 받는 곤욕을 수차례 치렀습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끈질긴 조사 결과는 모두 무혐의였습니다.

 

법원뿐만 아니라 수사권이 있는 경찰과 검찰조차 명예훼손이 아니라는데 수사권도 없는 방통심의위만 명예훼손이라며 딴죽을 걸고 있습니다. 방통심의위의 정치적 칼질로 인해 앞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삭제당할 국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많을지 걱정입니다. 

 

  
▲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검찰 조사 결과 수사권이 있는 검찰조차 제 기사가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사권도 없고 전문지식도 없는 방통심의위만 명예훼손이랍니다.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을 제가 안양으로 이전 신청하여 조사 받았습니다.)
ⓒ 수원지방검찰청
검찰

 

서울고등법원 "방통심의위 심의는 위헌"...헌법재판소에 위헌 제청 

 

방통심의위가 국민의 표현을 심의·규제하는 것은 명백히 위헌입니다. 방통심의위의 심의·규제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 2월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의 위헌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습니다. '위헌제청'이란 '이 법이 위헌인 것 같으니 법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헌법재판소가 위헌판단을 내려달라'는 일반법원의 요청입니다. 이 위헌제청은 방통심의위 심의가 위헌이라는 저의 신청을 서울고법이 받아들여 이뤄졌습니다.

 

  
헌법재판소로 부터 위헌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통지가 왔습니다.
ⓒ 헌법재판소
SNS심의

그동안 방통심의위는 방송통신위원회법 시행령 제8조를 근거로 불법정보를 심의하여 '삭제, 접속차단, 이용자에 대한 이용정지 또는 이용해지'를 해왔습니다. 최근 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는 전담팀을 신설하고 7일부터 심의를 시작한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시정권고 후 삭제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헌재에 제출한 총 21페이지의 위헌제청서에서 "방통심의위 '삭제, 접속차단, 이용자에 대한 이용정지 또는 이용해지' 등의 시정 요구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위헌이다"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 방통심의위원회의 심의는 '위헌'이라는 서울고등법원의 위헌제청 제가 방통심의위를 상대로 한 위헌신청이 서울고법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서울고법은 방통심의의 심의 행위 자체가 위헌이라고 헌번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습니다. 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저지르는 또 다른 불법입니다.
ⓒ 서울고등법원
최병성

 

그동안 방통심의위는 이명박 정부에 불리한 정치적 이야기와 기사들을 무분별하게 심의 삭제해왔고, 앞으로 SNS와 애플리케이션까지 심의·규제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의 잘못을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예민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관한 표현들이 '건전한 통신윤리'에 반하는 것으로 규제된다면, 전기 통신의 이용자는 표현행위에 위축되고, 열린 논의의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된다. 다원성과 가치상대주의를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사회에서 '건전한 통신윤리' 같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방통심의위의 시정요구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남,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됨" 서울고법은 방통심의위의 모든 것이 불법임을 자세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 서울고등법원
나꼼수

헌재의 침묵이 방통심위의 불법 키워

 

방통심의위의 심의·규제가 위헌일 수 있는데도 그동안 어떻게 그 많은 불법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요? 이는 방통심의위의 놀라운 '꼼수' 덕입니다. 방통심의위 모든 예산은 국가에서 지불합니다. 그런데 방통심의위는 자신들은 민간기관으로서 권고만 했을 뿐, 행정처분이 아니기에 어떤 법적 책임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꼼수로 이명박 정부와 기업에 불리한 기사에 대해선 무조건 칼질하는 만행을 저질러 온 것입니다. 

 

지금도 인터넷에선 이명박 정부와 정치인이나 기업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을 쓴 뒤 명예훼손 신고를 당하면 바로 삭제 또는 차단됩니다. 앞으로 SNS와 애플리케이션의 심의가 시작하면 우리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정치인이나 기업의 부도덕함을 이야기하는 게 부담스럽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쓰레기시멘트 기사를 삭제한 방통심의위의 결정에 대해 2010년 2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은 제 기사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것과 함께 방통심의위가 민간기구가 아닌 행정청이 분명하다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이제 방통심의위의 꼼수가 막을 내려야하는 것이지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꼼수를 밝힌 서울행정법원 판결. 제가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방통심의위는 행정청이라는 아주 중요한 판결을 얻어냈습니다. 이제 방통심의위는 자신들의 심의 결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하는 것입니다. 칼질은 하면서 책임은 안진 저질 꼼수를 막내려야하는 것이지요.
ⓒ 서울행정법원
나꼼수

 

분명 방통심의위는 민간기구가 아니라,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하는 행정청입니다. 방통심의위가 행정청이면 자신들의 심의에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치적 심의를 남발할 수 없게 됩니다. 잘못된 심의에 대해 소송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불법적 꼼수가 들통 난 방통심의위가 항소하여 2심이 진행 중이었는데, 서울고법은 방통심의위가 행정청이란 판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위헌제청을 통해 방통심의위가 심의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방통심의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지난 2월 10일 서울고법이 위헌제청하자 헌재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6월 중에 공개 변론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벌써 12월입니다. 그러나 헌재는 아직도 침묵중입니다. 만약 헌재가 서울고법의 위헌제청을 받아들여 진작 올바른 판결을 하였다면, 오늘 방통심의위가 SNS와 애플리케이션까지 심의하겠다고 나서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헌재의 침묵과 방관이 국민의 표현을 억압하는 방통심의위의 불법을 키워온 셈입니다.

 

방통심의위에겐 국민건강을 위한 기사도 불법정보이니, <나꼼수>야말로 가카를 괴롭히는 불법 중에 불법정보이지요. 트위터와 <나꼼수> 등의 애풀리케이션 차단 등이 이제 곧 시작될 것입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SNS와 애플리케이션 심의 규제는 이명박 정권 유지를 위한 정치적 꼼수에 불과합니다.

 

방통심의위는 국민의 입을 막는 불법을 멈춰야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입인 트위터와 나꼼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법에 대해 하루빨리 위헌 판결해달라고 일인 시위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헌법재판소의 판결만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막가파식 불법을 막을수 있습니다. 헌재의 빠른 판결이 있도록 여러분의 지원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민 입을 막는 불법을 자행하는 방통심의위가 문을 닫도록 힘을 모아가야 할때입니다.

그동안 모든 소송은 언론인권센터와 장주영 변호사 도움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 2011 OhmyNews

입력 : 2011-12-09 16:14:47수정 : 2011-12-09 17:46:33




<대법원장님께 드리는 건의문>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연구를 위한 공식적인 연구팀을 구성해 주실 것을 간곡히 건의합니다.

존경하는 양승태 대법원장님께. 최근에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찬반세력 사이의 대립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요인으로 부각되었습니다. 그것은 이제 정치 논쟁의 범위를 넘어 우리 사화의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으로서 그 규범적 효력은 국내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조약이라고 할 것입니다.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찬성론자들은, 위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통상 장벽이 해체되어 우리나라의 경제영토가 세계 3위로 올라서게 되고 경제시스템이 선진화되며, 그 결과로 대세계 무역수지의 흑자가 향후 15년간 연평균 27.7억달러 증가되고, 35만명의 고용이 창출되며, 소비자 후생수준이 321.9억달러 증가하고, 실질GDP가 5.66% 증가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외교통상부, 한미 FTA 홈페이지, “무역한류로 가는 첫걸음, 한미FTA” 및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에서 인용).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위 한미FTA는 그 협상과정에도 문제점이 있고, 그 내용에도 여러 가지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어 우리나라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그 중에서도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ISD 조항은 사법부의 재판관할권을 배제하고 이를 제3의 중재기관에 맡기고 있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라고 주장합니다.

저희 판사들은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 역진방지조항(Ratchet),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등 몇 개 조항이 위 한미 FTA의 불공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법률적인 관점에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저희 판사들은 위 한미 FTA 중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ISD 조항이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라는 주장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 이른바 ISD 조항은 정부가 한미 FTA 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경우, 그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이 아닌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 직접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이 경우 국제 중재는 3인으로 구성된 중재 판정부에서 단심제로 심리하는데, 중재인 3인은 투자자와 피소국 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고, 분쟁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의장중재인을 선임하되, 중재 제기 후 75일 이내에 중재 판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ICSID 사무총장이 제3 국적의 중재인을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항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외교통상부에서는 위 ISD 조항은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최소한의 투자보호장치로서, 미국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의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며, 우리나라가 그동안 체결한 7개의 FTA 중 한-EU FTA를 제외한 다른 6개의FTA에도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외교통상부, 한미 FTA 홈페이지, “ISD, 공정한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인용). 그 이외에도 국내 재판관할권이 법원에 있다고 해서 당사자 쌍방이 동의하여 법원이 아닌 제3의 기관에서 중재를 받겠다고 합의하는 것은 사법주권 침해와는 관련이 없고, 한미 FTA 분쟁을 국내 법원에 맡기면 상대방에서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정한 국제중재기관에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 외교통상부 주장이나 다른 반론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아래와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 법원에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위 한미 FTA 자체가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이행법률만이 법률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위 이행법률을 보면, 일견 서로 상충되는 듯한 조항이 있어서 과연 정말로 미국에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도 위 ISD 조항에 의하여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ICSID에 제소할 수 있는 것인지 보다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위 이행법률 제102조 (b)항을 보면, “주법의 규정이나 적용이 협정에 불합치하다는 점을 이유로 하여, 여하한 자 또는 상황에 대해서도 주법 또는 주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력이 없다는 선언을 할 수 없다(No State law, or the application thereof, may be decalred invalid as to any person or circumstance on the ground that the provision or application is inconsistent with the Agreement)”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c)항을 보면,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자도 협정 또는 그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하며, 법률 조항에 따른 어떠한 조치, 미합중국 또는 주정부의 부서, 기관, 기타 기구의 어떠한 조치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그것이 협정에 불합치한다는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 없다{No person other than the United States (1) shall have any cause of action or defense under the Agreement of by virtue of congressional approval thereof; or (2) may challenge, in any action brought under any provision of law, any action or inaction by any department, agency, or other instrumentality of the United States, any State, or any political subdivision od the State, on the ground that such action or inaction is inconsistent with the Agreement}”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위 이행법률 제106조를 보면, “미합중국은 협정 제11.16.1(a)(i)(C)조 또는 제11.16.1(b)(i)(C)조에 의해 미합중국에 대해 제기되는 청구를 협정 제11장 제B관이 규정하는 ISD 절차에 의하여 해결할 권한을 가진다{The United States is authorized to resolve any claim against the United States covered by article 11.16.1(a)(i)(C) or article 11.16.1(b)(i)(C) of the Agreement, pursuant to the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procedures set forth in section B of chapter 11 of the Agreement}”라고 그 문구가 다소 모호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행법률의 내용을 둘러싸고 반대론자들 중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직접 ICSID에 제소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만일 미국 기업은 한미 FTA에 의하여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직접ICSID에 제소할 수 있음에 반하여, 우리나라 기업은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를 상대로 직접 ICSID에 제소할 수 없다면, 그 자체로 불평등 조약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규정을 보다 자세히 검토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그 표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어떠한 분쟁이 있는 경우 당사자 쌍방이 협의하여 법원에서 재판받지 아니하고 국제 중재 절차에 맡기는 것까지 사법주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 한미 FTA에는 사전동의 규정이 있어서 미국 투자자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ICSID에 제소하는 경우, 우리 정부가 무조건 이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게 됩니다. 앞으로 한미 FTA와 관련하여 어떤 내용의, 무슨 소송이 제기될지 모르는데, 이와 같이 일반적, 포괄적으로 중재 동의를 간주한다면, 이것은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미 FTA가 이른바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을 채택함으로써 명시적으로 유보된 분야를 제외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 시장에 대해 규율하고 있는 협정임을 상기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셋째, 우리나라가 칠레나 다른 나라들과 FTA를 하면서 이와 같은 ISD 조항을 수용하였다는 것과 미국과 FTA를 하면서 이와 같은 ISD 조항을 수용하는 것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ICSID는 세계은행 산하에 설치된 중재기구이고, 이 세계은행은 주지하다시피 1946년 미국이 주도하여 설치,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그 총재는 이제껏 수십년간 미국인이 맡아 왔습니다. 그러니만큼 ICSID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중재 절차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재인 3인 중 2인은 투자자와 피소국 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장중재인은 분쟁당사자들이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ICSID 사무총장이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을 임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칠레나 다른 나라와 소송을 할 때에는 ICSID에서 나름대로 공정하게 중재 판정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소송을 하게 되면, 결국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의장중재인에 의하여 중재 판정이 내려지게 될 것인데, 과연 그 결과가 누구에게 유리할는지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ISD 조항은 우리가 FTA를 체결함에 있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조항이 아니라 옵션 조항입니다. ISD 조항에 의한 분쟁해결절차가 이와 같이 우리나라보다 미국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면,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 협상을 할 때 이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점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미국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ICSID에서의 중재라 하여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반박자료로 2010년 말을 기준으로 미국 관련 ISD는 총 123건으로 미국 기업이 제소한 사건이 108건,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사건이 15건인데, 미국 기업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한 108건 중 미국 기업이 승소한 사건은 15건으로 승소율이 13.9% 밖에 되지 안ㅎ고,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15건 중에서 미국 정부가 승소한 사건은 6건으로 승소율이 40%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위 “ISD, 공정한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인용).

그러나 위 자료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15건 중 미국 정부가 승소한 사건 6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은 계류 중인 사건이어서,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미국 정부가 제소당한 사건에서는 미국 정부의 승소율이 100%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위 자료에 의하더라도 위 ISD를 이용하는 전체 제소자의 87.8%가 미국 기업이라는 사실은 위 ISD 조항이 명목상으로는 어떻든지 간에 현실적으로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합니다. 미국 기업의 승소율이 13.9% 밖에 안 된다는 것도, 바꿔 말하면, 그만큼 미국 기업들이 위 ISD 조항을 이용하여 소송을 남발하였다는 것이 될 수 있고, 일단 미국 기업에 의해 ICSID에 제소당하면 우리 정부는 비싼 미국의 로펌 변호사에게 막대한 소송비용을 치르면서 원치 않는 분쟁절차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몇 번 이러한 절차를 겪게 되면 우리 정부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취하려고 할 때마다 미국 기업으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할까 봐 눈치 보는 신세가 될 것입니다. 다소 거칠게 비유하자면, 미국으로서는 위 ISD 조항은 서부 시대에 총잡이들이 차고 다니는 총과 같은 것입니다. 차고 다니기만 하면, 굳이 뽑지 않아도 일반인들은 총잡이 눈치를 보면서 피해가게 되는 것입니다.

넷째, 우리나라 사법부가 통상무역이나 한미 FTA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 못할 염려가 있어서 위 조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위 ISD 조항을 받아들인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관료들 중에는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미 FTA가 발표되면 한미 FTA 이행사항을 감독하기 위하여 양국의 협상대표로 이루어진 공동위원회가 설치되는데, 2011.12.4자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외교통상부는 최근 박주선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한미 FTA의 공동위원회가 내린 협정문 해석이 국내 법원을 구속하는지”를 질의받고, “조약 체결 경위 등에 대한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법원은 공동위원회의 결정 또는 해석에 이르게 된 근거나 판단을 상당부분 존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이는 마치 법률의 최종해석권한을 가지고 있는 우리 법원보다 위 공동위원회의 협정문 해석이 실질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는 표현입니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위 한미FTA가 영문본과 한글본 합하여 전체 1,500페이지에 이르는 워낙 방대한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재판 업무에 시달리는 법관 개개인이 이에 대해 제대로 연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위 한미 FTA가 국내 법률과 동등한 규범적 효력을 가지고 우리나라 상품과 서비스 시장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내에서 그 내용에 대해 충분한 법률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일 한미 FTA가 비준, 통과되기 이전에 우리 사법부가 그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지금 사회적으로 독소조항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하여 법률적 차원에서 검토 의견을 내었다면, 이와 같은 사회적 갈등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점에는 만시지탄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라도 저희 판사들은 대법원장님께서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 연구를 위한 공식적인 TFT를 구성하고 한미 FTA와 관련된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점들을 검토하여 그에 대한 의견을 국민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미 FTA에 대하여 찬반대립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도 사실 그 내용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법률의 최종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이와 같이 TFT를 구성하여 공식적인 검토의견을 낸다면, 그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던지 간에 국민들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는 법원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만 규범통제를 할 권한이 있는데, 이와 같이 아직 발표되지도 않은 한미 FTA에 대하여 연구하고 그 검토의견을 낸다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먼저 한미 FTA는 국내 법률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조약으로서, 그 내용이 방대하고 통상교역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을 규율하고 있으므로, 비록 구체적인 사안이 계류되지 않더라도 법관들이 미리 그 내용을 연구하고 법률적인 문제점을 검토해 보는 것은 삼권분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은 명백합니다.

나아가 어떤 법률을 제정할 때, 그 법률을 적용할 기관인 사법부가 미리 법률에 관한 검토를 통하여 의견을 낼 필요가 있는 부분은 의견을 내는 것이 삼권분립에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국회에서 심의 중인 각종 법률안에 대하여 대법원이 법률적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으며, 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삼권분립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미 FTA도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 조약인데, 특별히 예외가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국에서도 미국의 장례식장 사업에 투자한 캐나다 회사가 미국 주법원 판결이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수용 및 보상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ISD에 의해 제소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의 주 대법원장들이2004년에 미국 주 대법원장회의(Conference of Chief Justice, 약칭 CCJ)를 통하여 결의안을 채택해 “미국 무역대표부와 의회는 주 사법부의 사법주권과 법원 판결의 집행가능성 및 최종성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통상협정 조항만을 승인할 것과, 현존하는 통상협정들 아래에서도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민들과 기업보다 더 큰 실체적, 절차적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한다{State court leaders urge the US Trade Representative (USTR) and Congress to only approve trade agreements provisions that recognize and support the sovereignty of state judicial systems and the enforcement and finality of state court judgements and to clarify that under existing trade agreements, foreign investors shall enjoy no greater substantive and procedural rights than US citizens anf businesses.}”고 공식적으로 의견을 표명하였으며, 이후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이를 받아들여 ISD 제도를 수정, 보완한 새로운 투자협정 모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삼권분립의 원칙이 가장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와 같이 법원이 자유무역협정에 관하여 사법주권과 법원 판결의 최종성을 강조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었고,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이를 존중하여 ISD 제도를 수정, 보완하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그러므로 저희 판사들은 대법원 산하에 한미 FTA 연구를 위한 TFT를 설치하여 한미 FTA가 우리나라 사법주권을 중대하고 심각한 수준까지 제한하고 있는지 여부를 연구, 검토하는 조치를 취하여 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연구 결과에 의하여 한미 FTA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적절한 과정을 거쳐 그 입장을 확립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대외적인 입장표명 여부를 검토하여 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저희 판사들의 간절한 뜻을 깊이 헤아리시어 건의를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2011.12.7

건의문 대표 작성자 부장판사 김하늘

위 건의문에 대해서는 그 세세한 부분이나 표현에 있어서 다소 입장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건의문의 주된 취지 - 한미FTA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사법권이 중대하고 심각한 수준까지 침해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법부 내에서 이에 대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 에 대하여는 아래와 같은 판사님들이 의견을 같이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부장판사 :

(이상 10명, 가나다순)

판사 :

(이상 156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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